지난달 가락제일 장로교회의 수련회를 시작으로 어제 까지 참 많은 분들이 저희 마을을 다녀가셨습니다.

지금껏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오셨고 또 참 다양한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그간 조용하기만하던 깊은 산 숲속 마을을 상징하는 또하나의  단어가 생겼네요. 바로 사람들의 웃음소리^^입니다.

길이 멀고 험하다며 잔뜩 찡그리고 어쩔 수 없이 하루만 머물고 내려가시겠다던 분이 다음날도 또 그다음날도 또 그다음날도 머물며 환한 미소로 웃음짓던 모습은 그간의 가장 큰 소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 머물고 가신 분들의 웃음소리를 큰 보따리에 주워 담아본다면 너무 무거워 장정 몇이 힘을 모아도 들기에 쉽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처럼 웃음소리가 물소리와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것이 마을을 건립하는 목적이요 하나님의 의도된 계획이라는 생각은 금번 기간에 얻게된 또 하나의 큰 수확입니다.

이렇게 큰 수확을 거둘 수 있게 애쓰고 수고한 일등공신은 바로 금번에 건립한 네개의 다리입니다.

장마가 시작되고 홍천에는 두 번의 큰 비가 내렸습니다.

여름 수련회가 시작되기전 내린 비로 저희가 살고 있는 내면 지역에 고립되는 마을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고 훼손된 길과 다리가 끊어지는 많은 피해가 발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대만쪽에 많은 비를 내렸던 태풍의 영향으로 또 한번의 많은 비가 내렸는데 그 기간에는 두 가족이 저희 마을에서 달콤한 여름휴가중이었습니다.

이 두번의 물난리속에서도 편안한 그리고 무사히 행사를 치뤘다는 것이 저로서는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불가능한 일이 금년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네개의 든든한 다리덕분입니다.

네개의 다리가 저를 웃게 하였고 귀한 손님들을 웃게하였습니다.

비가 내리던 날 저는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다리 위에서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다리 사이로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물줄기가 너무나 예뻐서 웃었고 양 다리를 벌리고 그 세찬 물줄기를 맞이하는 다리가 대견해서 웃었습니다.

매 년 잃어버렸던 길을 지켜준 다리가 너무 고마워서 어루만지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고맙다" "수고했다"라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내 마음을 사로잡아 나를 산 사람으로 만들어준 계곡의 아름다움을 이젠 맘편히 즐길 수 있게한 네개의 다리는 다정한 친구처럼 내게 많은 말들을 걸어오기도 합니다. 해가 어스름 지는 시간이면 나는 막대기나 때론 낫 한자루를 들고 산책을 하곤하는데 다리를 건널때마다 내 발을 붙잡고 말을 할 때면 난 웃음으로 때론 심각한 표정이 되어 그 옆에 모자를 깔고 앉아 나도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깜깜한 밤 길을 달 빛에 의지하여 집으로 돌아올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쓸쓸했던 산책길에 동무가 생겨서인지 요즘 산 생활은 집주변에 잔뜩 열린 다래나 오미자처럼 풍성해졌답니다.

어제 잠시 일이있어 부천 집으로 내려왔는데 영 답답하기만 한 것이 속히 일을 마치고 올라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