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고 사진이 많습니다.

천천히 읽어주세요 :)

조용하고 조용한 산속에 아무도 생각하지못한곳에 시작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작은 망치질하나에도 총소리같은 커다란 메아리로 되돌려주는 산들에게 둘러싸여있는 이 마을의 이름은 '물소리마을'입니다.

여전히 사시사철 물소리와 산새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이 마을은 변하지 않는모습으로 갈때마다 반겨줍니다.

마을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렇게 나무뿌리들이 단단히 산을 지탱하고있습니다.

흔들거리는 차안에서 머릿속으로 커다란산을 오르는 개미만큼 작은 내 모습을 생각하며 작고도 작은 내 모습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 믿음은 눈으로 보이는 저 뿌리들 외에도

작은 풀포기하나, 작은벌래 하나조차도  나에게 어떠한 감동을 주기때문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마을건축하는 모습을 지켜보고있노라면,

이 마을이 완성되기까지는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을해봅니다.

결코 약하지않은 망치소리는 이곳이 살아있다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또한, 터를위해 베어졌던 나무들이 집이라는 형태로 다시 이곳에 심어지며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물소리도 듣고 새소리도 듣고 흔들거리는 나무를보다

지루해질즈음이면 카메라를 한짐싸들고나가 산책을 즐깁니다.

핸드폰도, 컴퓨터도 아무것도 없는 이 곳이 처음에는 힘들고 지루했었지만,

이제는 이곳의 조용함과 냄새와 소리가 그리워 도시에 있다가도 당장 카메라와 차표만들고

버스를타고 내려오고 싶은 충동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산책을 할때에 저는 저기 보이는 사잇길로 총총총 걸어내려가는데,

도시에서 사진을 찍으러 나가거나 할때에는, 귀에 흘러야하는 음악이 오히려 이곳에서는 잡념을 더 생기게 하는것같아

이곳의 조용함과 작은소리들에 집중하며 산길을 걸어내려갑니다.

도시에서도 자주볼수있는 민들레는  이곳에서는 왠지 더 편안해보입니다.

작은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민들레들을 이곳으로 다 옮겨심어주고싶은 마음이 들기도합니다 

매일 이름모를 야생화- 라고 이야기하지만,

하나하나 이름을 다 알수있는날이 오도록, 식물도감이라도 사서 매일읽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따라 내려가다 간간히 항아리속에서 햇살을 받는 느낌이 들때도있는데,

그건 정말 오묘한 느낌입니다.

무심히 걸어내려가기보다는 천천히, 아주천천히 걷다가 멈추기도하며 걸어가다보면

비로소 느끼게 되는것이지요.

멀리, 아주멀리 바라보았다가 다시 걷기시작합니다.

그리고 돌아가고싶어지면 다시 뒤돌아서 그마음을 품고 걸어올라갑니다.

목적이 운동이 아닌 산책이기때문에 가능한거라고 생각했지요,

운동이었으면 힘들어도 위아래로 왔다갔다했겠지만,

산책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않고, 단 열걸음을 걸어도 마음이 만족하면 그걸로 되는게 아닐까요,

굳이 이말을 꺼내는것은 항상 간섭받는 우리들의 생활을 탈피하는곳이라는 말을하고싶어서입니다.

작게 운동이란것을 예를들어도

어떤운동이 좋고, 몇분을 하는것이 좋고, 언제하는것이 좋고, 등등

남의 말에 의존하며 정보라는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들은, 정보라는것에 간섭받으며 살고있는것인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는 내 스스로 내 마음의 만족을위해 휴식을위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는곳이기에

도시에서 지칠즈음에는 더욱더 이곳이 그리워지는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아래에서는 비가와도 이곳으로 딱 올라오면 이곳만 햇빛이 비추고있어,함께 하신다는거지'

이 마을은 살아서 숨쉬고있습니다.

아무도 살것같지않은 산속에서 .

누구도 이해못했던 노아의 방주처럼.